사랑니 발치 4가지 적응증, 무증상은 두고 봐도 됩니다 | 원장 컬럼 — 서울비디치과

"사랑니는 무조건 빼야 한다"는 말, 학술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진료 이야기 2026년 5월 31일
문석준 원장
문석준 원장
대표원장
서울비디치과

"사랑니는 무조건 빼야 한다"는 말, 학술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지난주 진료실에서 20대 후반 환자분이 사랑니 검진으로 오셨습니다. "원장님, 다른 병원에서 사랑니 네 개를 다 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아픈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진짜 다 빼야 하나요?" 환자분은 불안한 표정으로 물으셨습니다. 검진 결과 환자분의 사랑니 네 개 중 두 개만 발치가 필요했고, 나머지 두 개는 그대로 두고 정기 점검만 받으셔도 되는 상태였습니다. 환자분이 가장 놀라신 건 다음 한 문장이었습니다. "다 안 빼도 된다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빼는 게 정답이 아닙니다. 저희 진료실에서 한 달에 다섯 분 넘게 만나는 결정입니다.

먼저 이 글에서 환자분이 가져가셨으면 하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사랑니를 빼야 하는 명확한 의학적 적응증 네 가지가 있습니다. 둘째, 그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으면 "예방적 발치"를 무조건 권하는 것은 학술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셋째, 환자분 본인이 진단을 더 깊이 이해하시면 두 의사 의견이 다를 때 더 정확한 결정을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니(제3대구치, third molar): 입안의 가장 안쪽에 나는 어금니. 보통 17~25세 사이에 잇몸을 뚫고 나옵니다. 입안 공간이 부족하면 정상적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일부만 나오거나 옆으로 누워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니, 모두 다 빼야 하는 거 맞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 직답부터 드리겠습니다.

학술적 답을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증상이면서 아무 질병도 동반되지 않은 사랑니의 예방적 발치를 권고하는 명확한 학술 근거는 부족합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가이드라인은 2000년부터 일관되게 **"무증상 사랑니의 예방적 발치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갱신된 Cochrane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비슷한 결론입니다. 무증상의 매복된 사랑니를 빼는 것이 보존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Ghaeminia H, Nienhuijs MEL, Toedtling V, Perry J, Tummers M, Hoppenreijs TJM, et al., 2020,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DOI: 10.1002/14651858.CD003879.pub5]. 다만 같은 문헌고찰은 무증상 사랑니가 장기적으로 옆 치아(제2대구치) 잇몸병 위험을 약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언급합니다.

여기서 환자분 통념 하나를 부드럽게 반박하겠습니다. "사랑니는 어차피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미리 다 빼자"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정확히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랑니"는 빼는 게 좋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낮은 사랑니"는 두고 봐도 되는 게 현재의 학술적 합의입니다. 모든 사랑니가 같은 위험을 가진 게 아닙니다.

여기서 인용 가능한 한 줄을 드리겠습니다. 사랑니를 빼야 할지 두고 봐야 할지를 가장 강하게 결정하는 건 환자분의 나이나 사랑니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사랑니가 어떤 위치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입니다.

사랑니를 빼야 하는 4가지 경우

저희 진료실에서 환자분께 발치를 권유드리는 명확한 적응증입니다 [García-García AS et al., 2019, Medicina Oral Patología Oral y Cirugía Bucal, DOI: 10.4317/medoral.23371].

1. 사랑니에 충치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 — 사랑니는 안쪽에 있어 칫솔이 잘 닿지 않습니다. 한 번 충치가 생기면 환자분이 자각하시기 전에 깊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신경치료가 불가능한 위치에 충치가 생기면 발치 외에 답이 없습니다.

2. 사랑니 주변 잇몸에 반복적인 염증이 있는 경우(치관주위염) — 잇몸 사이 일부만 노출된 사랑니 주변에는 음식물과 세균이 잘 끼어 반복적으로 부어오릅니다. 의학용어로 치관주위염이라고 부릅니다. 1년에 두세 번 이상 반복되면 발치가 일반적입니다.

3. 옆 치아(제2대구치)에 손상을 주는 경우 — 누워 자라는 사랑니가 옆 어금니의 뿌리 또는 옆면에 압박을 가하거나 충치를 일으키는 경우. X-ray에서 명확히 보입니다.

4. 사랑니 주변에 낭종이나 종양이 동반된 경우 — 매우 드물지만 사랑니 뿌리 주변에 물혹(낭종)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사랑니와 함께 낭종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명확히 해당되시면, 발치가 환자분께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고 봐도 되는 사랑니

반대로 다음 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발치를 미루고 정기 점검만 받으셔도 되는 케이스입니다.

조건두고 봐도 되는 신호
통증·붓기한 번도 없었음
충치 여부X-ray와 시진에서 깨끗
옆 치아 상태사랑니로 인한 손상 없음
잇몸 상태잇몸 깊은 주머니 없음, 출혈 없음
사랑니 위치잇몸을 완전히 뚫고 나온 정상 위치, 또는 잇몸뼈 안에 깊이 매복돼 안정
정기 점검6개월~1년에 한 번 가능

이 여섯 가지가 모두 충족되시면 환자분의 사랑니는 발치 대신 정기 추적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NICE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watchful waiting(경과 관찰)" 전략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안심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분께서 "다른 병원에서는 빼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두고 봐도 된다고 하면, 누구 말이 맞는 건가" 혼란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둘 다 의학적으로 가능한 입장이고, 환자분 케이스의 정확한 검진 결과에 따라 답이 다를 수 있습니다. 환자분이 두 의견을 비교하실 때 묻고 결정하셔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의견을 들으실 때 묻고 결정해야 할 5가지

저희 진료실에서 환자분께 권해드리는 질문입니다.

  1. "제 사랑니가 위 네 가지 발치 적응증 중 어디에 해당하나요?" — 의사가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X-ray와 CT 결과 어떤 점이 발치 필요성의 근거인가요?" — 영상 자체를 보면서 설명받으십시오.
  3. "지금 빼지 않고 두고 본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나요?" — 정직한 답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하지 "반드시 빠질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4. "발치 자체의 위험(신경 손상 등)은 어떻게 되나요?" — 사랑니 위치에 따라 발치 자체의 위험이 다릅니다. 아래턱 사랑니가 신경관에 가까우면 발치 후 입술·턱 마비가 영구적으로 남는 위험이 1~5% 정도 보고됩니다.
  5. "빼야 한다면 언제가 가장 적절한 시기인가요?" — 적응증에 해당해도 시기를 환자분 일정과 맞춰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니 발치, 나이가 들수록 더 위험한가요?

이 부분이 환자분께서 헷갈려하시는 부분입니다.

학술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니 발치 후 합병증(신경 손상, 감염, 회복 지연 등)의 발생률은 25세 이상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패턴이 보고됩니다. 아래턱 사랑니가 신경관과 가까워지는 경향이 나이가 들수록 더 명확해지고, 잇몸뼈의 단단함이 증가해 발치 자체의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젊을 때 빼는 게 좋다"고 권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다만 이 권유는 **"무조건 빼야 한다"가 아니라 "만약 빼야 할 적응증이 있다면 젊을 때가 더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적응증이 없는데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모든 사랑니를 빼야 한다는 결론은 학술 근거가 부족합니다.

여기서 인용 가능한 한 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사랑니 발치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안전하지만, 어릴수록 더 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니 발치 후 회복, 어느 정도 걸리나요?

저희 진료실에서 환자분께 안내드리는 일반적 회복 패턴입니다.

  1. 수술 당일: 마취가 풀린 후 통증 시작. 거즈 1시간 압박. 얼음찜질 시작.
  2. 다음 날(24시간): 통증·붓기 최고조. 죽이나 미음으로 식사.
  3. 2~3일째: 붓기가 가장 심한 시점. 통증은 점점 감소.
  4. 4~7일째: 통증·붓기 모두 감소. 부드러운 일반식으로 복귀.
  5. 1주일째: 봉합사 제거(흡수성이 아닌 경우). 양치 시 봉합 부위만 살살.
  6. 2~3주: 잇몸 표면 회복 완료. 일상식 가능.
  7. 2~3개월: 잇몸뼈 내부 회복 완료. 한 일 잘 못 하시던 데이도 정상 복귀.

이 패턴은 정상적인 발치 회복입니다. 일반 임플란트 수술보다 통증·붓기가 살짝 더 큰 편이지만, 더 빨리 회복됩니다(사랑니 자리에 인공물을 심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 진료실 사례 둘

20대 후반 여성 환자분. 사랑니 네 개 다 빼라는 권유를 받고 오셨습니다. CT 검사 결과 위쪽 두 개는 정상 위치에 나와 충치도 없고 잇몸도 깨끗했습니다. 아래쪽 두 개는 옆으로 누워 자라며 옆 어금니에 압박을 주고 있었습니다. 아래쪽 두 개만 발치, 위쪽 두 개는 정기 점검으로 결정.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위쪽 두 개는 문제 없이 잘 쓰고 계십니다.

30대 후반 남성 환자분. 사랑니가 잇몸 안에 깊이 묻혀 있어 외부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예방적으로 빼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검진 결과 신경관에 매우 가까운 위치였고 통증·염증·낭종 모두 없었습니다. 발치 시 신경 손상 위험이 명확히 있는 케이스라 watchful waiting을 권해드렸습니다. 두고 봐도 되는 사랑니를 무리하게 빼면 환자분이 평생 입술 마비를 가지고 사실 위험이 발치의 이득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5가지

  1. 사랑니를 무조건 빼야 한다는 통념은 학술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NICE 가이드라인과 Cochrane 문헌고찰 모두 무증상 사랑니의 예방적 발치를 권고하지 않습니다.
  2. 빼야 하는 4가지 적응증: 충치, 반복적 잇몸 염증(치관주위염), 옆 치아 손상, 낭종·종양 동반.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발치가 일반적입니다.
  3. 두고 봐도 되는 사랑니의 6가지 조건: 통증 없음, 충치 없음, 옆 치아 손상 없음, 잇몸 깨끗, 위치 안정, 정기 점검 가능. 이 여섯 가지가 모두 충족되면 watchful waiting이 합리적입니다.
  4. 두 번째 의견이 다를 때: "제 사랑니가 4가지 적응증 중 어디에 해당하나요?"라고 한 번 물어보십시오. 의사가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적합한 발치 권유입니다.
  5. 사랑니 발치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안전하지만, 어릴수록 더 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응증이 없으면 시기와 무관하게 보존이 답입니다.

서울비디치과 문석준 원장입니다. 환자분께서 "사랑니는 무조건 빼야 한다"는 한 마디에 멀쩡한 사랑니까지 빼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사랑니도 한 번 빼면 돌아오지 않는 자연치아입니다.

문석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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