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런트, 충치 치료 아닌 충치 예방입니다 — 부모님이 알아야 할 것

실런트는 영구치 어금니 충치를 막는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지난주 진료실에 일곱 살 아이와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막 나온 영구 어금니에 실런트를 권해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물으셨습니다. "원장님, 그 치아 홈 메우는 거요, 진짜 효과가 있나요? 멀쩡한 이에 뭘 바르는 게 괜히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충분히 그러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런트는 영구 어금니 충치를 막는 효과가 명확히 입증된 예방 처치입니다. 다만 양치를 대체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 진료실에서 한 달에 다섯 분 넘게 받는 질문입니다.
먼저 이 글에서 부모님이 가져가셨으면 하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실런트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둘째, 왜 양치를 잘해도 실런트가 필요한지입니다. 셋째, 언제 어느 치아에 하는 게 좋은지입니다.
실런트(치아 홈 메우기, 소와열구 전색): 어금니의 씹는 면에 있는 깊은 홈을 얇은 치과용 재료로 메워 음식물과 세균이 끼지 않게 하는 예방 처치. 충치가 가장 잘 생기는 어금니 홈을 미리 막아 충치를 예방합니다.
실런트, 정말 효과가 있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 직답부터 드리겠습니다.
데이터로 답을 드리겠습니다.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레진 실런트를 영구 어금니에 바른 경우, 바르지 않은 경우보다 2년 시점에 충치를 11~51% 더 줄였습니다(중등도 확실성의 근거) [Sealants for preventing dental carie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DOI: 10.1002/14651858.CD012981]. 미국치과의사협회(ADA)와 미국소아치과학회(AAPD)도 실런트를 충치 예방 처치로 공식 권고합니다.
유치에 대한 데이터도 있습니다. ADA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유치 어금니에 실런트를 한 아동은 하지 않은 아동보다 새 충치 발생 위험이 76% 낮았습니다 [Beauchamp 2008, ADA systematic review]. 즉, 실런트는 효과 없는 처치가 아니라 여러 임상시험에서 충치 예방 효과가 반복 확인된 처치입니다.
여기서 부모님 통념 하나를 부드럽게 반박하겠습니다. "멀쩡한 이에 뭘 바르는 건 괜한 처치"라는 생각, 절반도 맞지 않습니다. 실런트는 충치가 생긴 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충치가 가장 잘 생기는 부위를 미리 막는 예방입니다. 깎고 때우는 치료보다 훨씬 보존적이고,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인용 가능한 한 줄을 드리겠습니다. 실런트가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를 가장 강하게 결정하는 건 지금 치아가 멀쩡한지가 아니라, 그 어금니 홈이 충치가 가장 잘 생기는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양치를 잘하면 실런트는 필요 없지 않나요?
이 부분이 부모님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어금니의 씹는 면을 보시면 깊은 골짜기 같은 홈이 있습니다. 이를 소와열구라고 합니다. 이 홈은 너무 좁고 깊어서 칫솔모가 그 안까지 닿지 못합니다. 39편(양치질)에서 한 번 양치로 세균막의 평균 42%만 닦인다고 말씀드렸는데, 어금니 깊은 홈은 그중에서도 가장 안 닦이는 부위입니다.
그래서 어금니 홈에 음식물과 세균이 끼면 양치를 아무리 잘해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서 충치가 시작됩니다. 실제로 영구치 충치의 최대 90%, 유치 충치의 약 44%가 이 어금니 홈에서 발생합니다 [BDJ Team, EBD spotlight on sealants]. 충치가 가장 자주 시작되는 바로 그 부위입니다.
실런트는 이 닦이지 않는 깊은 홈을 미리 메워 음식물과 세균이 끼지 않게 합니다. 칫솔이 닿지 않는 부위를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것입니다.
저희 진료실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한 줄이 있습니다. 실런트는 양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칫솔이 닿지 않는 어금니 홈을 메워 양치의 빈틈을 채우는 것입니다. 양치는 여전히 기본이고, 실런트는 양치가 닿지 못하는 곳을 보완합니다.
여기서 인용 가능한 한 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어금니 깊은 홈은 칫솔모보다 좁아서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닿지 않습니다. 실런트는 그 닿지 않는 곳을 미리 막는 것입니다.
언제, 어느 치아에 하나요?
저희 진료실에서 부모님께 안내드리는 기준입니다.
실런트가 가장 효과적인 시점은 영구 어금니가 막 나왔을 때입니다.
| 치아나오는 시기실런트 권장 시점 | ||
| 첫 영구 어금니(6세 구치) | 만 6세경 | 나온 직후 |
| 둘째 영구 어금니(12세 구치) | 만 12세경 | 나온 직후 |
| 작은 어금니(소구치) | 만 10~12세경 | 홈이 깊으면 |
| 유치 어금니 | 이미 나 있음 | 충치 위험 높은 아이의 경우 |
핵심은 막 나온 영구 어금니에 가능한 한 빨리 하는 것입니다. 영구 어금니는 나온 직후가 충치에 가장 취약하고, 이때 실런트로 보호하면 충치가 시작되기 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첫 영구 어금니(6세 구치)**가 중요합니다. 이 치아는 유치가 빠진 자리가 아니라 유치 어금니 뒤쪽에 새로 나오기 때문에, 부모님이 "아직 유치인 줄" 알고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세 구치는 평생 쓰는 영구치인데도 가장 일찍, 가장 안쪽에 나와 충치 위험이 높습니다. 이 치아에 실런트를 하는 게 특히 권장됩니다.
유치에도 해야 하나요?
여기서 정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영구치 실런트의 효과 근거는 강하지만, 유치 실런트의 효과 근거는 영구치만큼 확실하지 않습니다. 코크란 문헌고찰에서도 유치 실런트의 효과는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언급합니다 [Cochrane, DOI: 10.1002/14651858.CD012981]. 다만 ADA 자료에서는 유치 실런트가 충치 위험을 76% 낮췄다는 보고도 있어, 근거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영구 어금니 실런트는 거의 모든 아이에게 권장되고, 유치 어금니 실런트는 충치 위험이 높은 아이에게 선택적으로 고려합니다. 아이의 충치 위험도(이전 충치 경험, 식습관, 가족력 등)에 따라 진료실에서 판단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안심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 "실런트를 안 하면 충치가 무조건 생기는 건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실런트는 충치 위험을 줄이는 보조 수단이지, 안 하면 반드시 충치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양치·불소·식습관 관리가 잘 되는 아이는 실런트 없이도 어금니가 건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런트가 그 위험을 한 단계 더 낮춰준다는 의미입니다.
실런트, 아프거나 위험하지 않나요?
부모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을 정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실런트는 마취도, 치아를 깎는 과정도 없는 비침습적 처치입니다. 치아 표면을 깨끗이 닦고, 약품으로 표면을 살짝 거칠게 한 뒤, 실런트 재료를 홈에 바르고 빛으로 굳힙니다. 아프지 않고, 보통 한 치아에 몇 분이면 끝납니다.
다만 몇 가지 알아두실 점이 있습니다.
- 실런트는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닳거나 떨어질 수 있어 정기 검진에서 확인하고 필요하면 다시 합니다. 유치 어금니 실런트 유지율은 74~93%로 보고됩니다 [Beauchamp 2008].
- 실런트 아래에 이미 충치가 있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실런트 전에 충치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초기 충치를 덮어버리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 실런트를 했다고 양치를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실런트는 어금니 씹는 면만 보호하고, 치아 사이나 다른 면은 여전히 양치와 치실로 관리해야 합니다.
저희 진료실 사례 둘
일곱 살 아이. 막 나온 첫 영구 어금니(6세 구치) 네 개에 실런트를 했습니다. 충치 위험이 높은 아이였는데, 실런트 후 정기 검진에서 어금니 씹는 면에 충치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막 나온 영구 어금니를 일찍 보호한 게 효과적이었습니다.
여섯 살 아이. 부모님이 "유치라서 괜찮다"고 6세 구치를 유치로 오해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셨습니다. 6세 구치 씹는 면에 충치가 진행되어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만약 나온 직후 실런트를 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케이스입니다. 6세 구치는 유치가 아니라 평생 쓰는 영구치입니다.
부모님이 꼭 기억하실 5가지
- 실런트는 영구 어금니 충치를 막는 효과가 입증된 예방 처치입니다. 2년 시점에 충치를 11~51% 줄입니다.
- 어금니 깊은 홈은 칫솔모보다 좁아 양치로 닦이지 않습니다. 영구치 충치의 최대 90%가 이 홈에서 시작됩니다. 실런트는 그 닿지 않는 곳을 메웁니다.
- 막 나온 영구 어금니에 가능한 한 빨리 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특히 만 6세경 나오는 6세 구치가 중요합니다.
- 6세 구치는 유치가 아니라 평생 쓰는 영구치입니다. 유치로 오해해 관리를 놓치지 마십시오.
- 실런트는 양치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어금니 씹는 면만 보호하므로 치아 사이와 다른 면은 양치·치실로 관리해야 합니다.
서울비디치과 문석준 원장입니다. 부모님께서 "멀쩡한 이에 괜한 처치"라는 생각으로 실런트를 미루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실런트는 충치가 가장 잘 생기는 어금니 홈을, 충치가 생기기 전에 미리 막는 예방입니다.